알러젠 라벨링 마감이 6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유럽 화장품 수출을 다시 봐야 하는 이유
2026년 7월 31일. 유럽연합(EU)에 신규로 출시되는 모든 화장품은 확대된 향료 알러젠 목록을 라벨에 반영해야 한다. 기존 26종이던 표시 대상 알러젠이 81종으로 늘어난 개정 규정(Commission Regulation (EU) 2023/1545)이 실제로 적용되는 첫 번째 마감선이다. 이미 유통 중이던 제품은 2028년 7월 31일까지 재고 소진이 허용되지만, 그 이후 새로 시장에 내놓는 제품은 예외가 없다.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그 마감까지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유럽 수출을 준비하는 브랜드에게는 단순한 참고사항이 아니라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일정이 되는 이유다.
화장품을 실제로 기획하고 제조자개발생산(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방식으로 만들어 수출까지 진행해 본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유럽은 베트남·미국·인도네시아·일본과는 접근 순서 자체가 다른 시장이다. 앞선 글들에서 베트남은 통관·인증 서류, 미국은 FDA MoCRA 등록, 인도네시아는 할랄 인증, 일본은 책임판매업자 지정이라는 각 나라 고유의 관문을 다뤘다면, 유럽은 그 어느 나라보다 먼저 ‘과학적으로 안전성을 증명하는 문서’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유럽 화장품 시장, 구조부터 다르게 봐야 하는 이유 — ‘책임자(Responsible Person)’라는 개념
EU 화장품 규정(Regulation (EC) No 1223/2009)은 EU 역외에서 제조된 화장품이 EU 시장에 들어오려면, 제조자가 서면 위임을 통해 EU 역내에 거주하거나 설립된 사람 또는 법인을 ‘책임자(Responsible Person, RP)’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책임자는 제조사 본인일 수도 있고, 수입업체나 유통업체, 혹은 전문 컨설팅 회사일 수도 있다. 법적으로 요구되는 형식은 의외로 단순해서, 제조사와 책임자 사이의 서면 합의만 있으면 지정 자체는 성립한다.
하지만 지정이 끝이 아니다. 책임자는 제품마다 제품정보파일(Product Information File, PIF)을 작성해 EU 내 자신의 주소지에서 최소 10년간 보관해야 하고,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화장품신고포털(Cosmetic Products Notification Portal, CPNP)을 통해 신고를 마쳐야 한다. 제품이 시장에 나간 뒤에도 소비자나 전문가로부터 접수되는 부작용 사례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심각한 부작용이 확인되면 해당 회원국 관할 당국에 신속히 통보할 의무까지 진다. 즉 책임자는 서류상의 창구가 아니라,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에 걸쳐 실질적인 법적 책임을 지는 자리다.
브랜드가 가장 먼저 마주치는 질문 — 안전성 평가서(CPSR)라는 관문
LEILOI/RX703을 기획하며 해외 인증 문제를 여러 나라에 걸쳐 겪어본 경험을 돌이켜보면, 나라마다 브랜드가 처음 부딪히는 질문의 성격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시설 등록과 제품 리스팅을 마쳤는가”를,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원료 배합이 할랄 기준을 충족하는가”를 먼저 묻게 된다. 그런데 유럽 쪽 실무를 검토하다 보면 가장 먼저 걸리는 질문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 “이 처방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서명할 자격이 있는 전문가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다.
EU 규정 제10조는 책임자에게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 안전성 평가를 완료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평가의 결과물이 화장품 안전성 보고서(Cosmetic Product Safety Report, CPSR)이며, 성분과 배합 농도, 독성학적 프로파일, 노출 시나리오, 미생물학적 품질, 포장재와의 상호작용, 실제 사용 조건까지 제품의 거의 모든 측면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 보고서는 아무나 작성할 수 없다. 독성학·약학·의학 등 관련 분야의 학위를 갖추고, SCCS(유럽연합 소비자 안전성 과학위원회)의 의견과 원료 규제, 노출량 계산, 독성 위해성 평가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적격 안전성 평가자’만이 서명할 수 있다. 브랜드를 처음 기획할 때는 성분 배합과 처방 설계에만 몰두하기 쉽지만, 유럽을 염두에 둔다면 그 처방을 누가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서명해 줄 것인지를 처방 설계 초기 단계부터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여러 나라의 인증 절차를 겪으며 체감한 실무적인 교훈이다.
CPNP 신고, 서류 한 장이 아니라 파일(PIF) 전체로 완결짓는 절차
CPSR이 준비되면 그다음은 CPNP 신고다. CPNP는 EU 집행위원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포털로, 책임자가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제품 카테고리, 책임자 정보, 원산지, 나노물질 함유 여부 등을 등록하는 절차다. 신고 자체는 온라인으로 이뤄지지만, 그 신고를 뒷받침하는 실체는 앞서 말한 PIF다. PIF에는 안전성 평가자가 서명한 CPSR 외에도 제품 설명, 우수제조관리기준(GMP, 예컨대 ISO 22716) 준수 증빙, 효능·효과 주장에 대한 근거 자료, 동물실험 여부에 대한 진술, 최종 라벨 도안(번역본 포함), 시판 후 부작용 모니터링 기록까지 포함된다.
여기서 베트남·미국·인도네시아·일본과의 구조적 차이가 분명해진다. 베트남 수출에서는 통관과 자유판매증명서(CFS) 같은 서류의 완결성이 핵심이었고, 미국은 FDA 시스템에 시설과 제품을 등록하는 절차 자체가 관문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성분 하나하나의 할랄 소명이 핵심이었다. 반면 유럽은 ‘서류 제출’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 문서 전체를 책임자가 직접 만들고 10년간 보관하는’ 구조다. 신고 자체는 하루 이틀이면 끝날 수 있지만, 그 신고를 뒷받침하는 PIF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실제 병목이라는 뜻이다.
성분 규제 — 금지·제한 물질과 부속서(Annex) 체계
처방 단계에서 미리 알아둬야 할 또 하나의 축은 성분 규제다. EU 화장품 규정은 성분을 부속서(Annex) 단위로 분류해 관리한다. Annex II는 화장품에 아예 사용할 수 없는 금지 물질(발암성·변이원성·생식독성 물질과 특정 중금속 등)을 담고, Annex III는 특정 농도·제품 유형·표시 조건을 충족해야만 사용이 허용되는 제한 물질을 규정한다. 여기에 색소를 다루는 Annex IV, 보존제를 다루는 Annex V, 자외선 차단제를 다루는 Annex VI가 더해져 하나의 체계를 이룬다. 이 부속서들은 새로운 독성학 연구나 SCCS의 위해성 평가 결과가 나올 때마다 개정을 거치는 살아있는 문서여서, 몇 해 전 다른 나라 기준으로 문제없이 썼던 원료가 EU 기준에서는 이미 제한되거나 금지 목록에 올라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실무적으로는 처방을 확정하기 전 원료 하나하나를 이 부속서 최신판과 대조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베트남·인도네시아·일본 수출을 진행하며 각 나라의 배합 기준을 따로 확인해 온 경험에 비춰 보면, 유럽의 부속서 체계는 갱신 빈도가 잦은 편이라 ‘한 번 확인했으니 끝’이 아니라 CPSR을 작성하는 시점, 그리고 처방을 변경할 때마다 다시 대조하는 습관을 들이는 쪽이 안전하다.
베트남·미국·인도네시아·일본과 유럽,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
실제로 다섯 개 시장을 나란히 놓고 보면 각 나라가 브랜드에게 요구하는 ‘첫 관문’의 성격이 뚜렷하게 갈린다. 아래 표는 이 시리즈에서 다룬 국가별 핵심 요건을 정리한 것이다.
| 국가 | 핵심 관문 | 법적 책임 주체 | 등록·인증 경로 | 2026년 특이 시급성 |
|---|---|---|---|---|
| 베트남 | 통관 서류·자유판매증명서(CFS) | 수입 유통업체 | 통관 서류 심사 | – |
| 미국 | FDA MoCRA 시설등록·제품 리스팅 | 책임판매자 | FDA 온라인 등록 | – |
| 인도네시아 | 할랄 인증(BPOM) | 브랜드·제조사 | BPJPH 할랄 인증 | 2026년 10월 17일 화장품 의무화 유예 종료 |
| 일본 | 책임판매업자(MAH) 지정 | 책임판매업자 | 약기법 심사·신고 | – |
| 유럽(EU) | 안전성 평가(CPSR)·CPNP 신고 | 책임자(RP) | CPNP 포털 신고 | 2026년 7월 31일 신규품 알러젠 라벨링 적용 |
공교롭게도 인도네시아와 유럽 모두 2026년 하반기에 각자의 유예기간이 끝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도네시아 화장품 카테고리 할랄 인증 의무화 유예는 2026년 10월 17일 종료를 앞두고 있고, 유럽은 이보다 앞서 7월 31일에 신규 알러젠 라벨링 마감이 걸려 있다. 두 시장을 동시에 준비하는 브랜드라면 두 일정을 함께 캘린더에 표시해 둘 필요가 있다.
라벨링 — INCI 표기와 확대된 알러젠 리스트, 무엇이 달라지는가
EU 화장품 라벨은 국제화장품원료명명법(INCI) 기준의 전성분 표시를 요구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달라지는 지점은 향료 알러젠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2023년 EU 집행위원회는 소비자 안전성 과학위원회(SCCS)의 검토를 거쳐 알러젠 유발 가능 향료 성분을 기존 26종에서 81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씻어내는 제품과 씻어내지 않는 제품 각각 0.01%, 0.001% 기준 농도를 초과해 함유된 경우, 해당 성분을 라벨에 개별 표시해야 한다.
이 개정이 실무에 던지는 파장은 두 가지다. 첫째, 처방에 사용된 향료 원료 공급업체로부터 알러젠 성분 구성 정보(IFRA 인증서 등)를 다시 받아 대조하는 작업이 필요해진다. 둘째, 이미 등록해 둔 CPSR과 PIF도 라벨 변경 사항에 맞춰 갱신해야 한다는 점이다. 2026년 7월 31일 이후 신규로 시장에 내놓는 제품에는 예외가 없고, 그 이전에 이미 유통 중이던 제품은 2028년 7월 31일까지 재고 소진이 허용된다는 두 단계 유예 구조를 정확히 구분해서 이해해야 한다.
안전성 평가자를 구하는 실무 —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브랜드 입장에서 현실적인 질문은 “이 안전성 평가자를 어떻게 구하는가”다. 국내에는 EU 규정이 요구하는 자격을 갖춘 안전성 평가자가 흔하지 않아, 대체로 유럽 현지의 규제 컨설팅 회사나 안전성 평가 전문 기관에 CPSR 작성을 위탁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통용된다. 이 과정에서 평가자가 요구하는 자료 — 원료별 독성학 데이터, 배합 농도, 처방 전체의 안전성 문헌, 포장재 적합성 자료, 미생물 챌린지 테스트 결과 등 — 를 브랜드와 제조사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갖춰 제공하느냐가 전체 일정을 좌우한다. 평가자 섭외와 CPSR 완성까지 걸리는 정확한 기간과 비용은 처방의 복잡도와 위탁 기관에 따라 편차가 커서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서류 제출 위주였던 다른 나라 절차보다 준비에 걸리는 리드타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는 점은 실무적으로 분명하다.
여기서 한 가지 흔한 오해를 짚어둘 필요가 있다. 화장품에는 CE 마크가 붙지 않는다. CE 마크는 전기전자제품·장난감·의료기기 등 EU 뉴 어프로치 지침이 적용되는 별도 제품군의 표시이며, 화장품 규정은 CE 마크 요건을 두고 있지 않다. 유럽 수출을 준비하며 “CE 인증부터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화장품에서는 CE 마크 대신 앞서 설명한 책임자 지정·CPSR·CPNP 신고 체계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유통·바이어 관점에서 본 유럽 진출 전략
규제 요건을 다 갖췄다고 해서 곧바로 매대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유럽은 국가별로 유통 채널의 성격이 갈린다. 프랑스·독일 등은 약국(파머시) 채널의 영향력이 크고, 성분의 임상적 근거와 피부과학적 서술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과 편집숍 중심의 시장에서는 브랜드 스토리와 지속가능성 메시지가 구매 결정에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어와 미팅을 준비할 때도 규제 서류(PIF·CPSR·CPNP 신고 확인서)를 갖췄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서류가 뒷받침하는 처방의 효능 근거와 브랜드 포지셔닝을 함께 설명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협상이 진전된다는 것이, 여러 시장에서 바이어를 상대해 본 경험에서 얻은 판단이다.
박람회나 쇼룸 미팅에서 바이어가 가장 먼저 확인하려는 것도 결국 “이 제품이 우리 시장에서 문제없이 판매될 수 있는가”라는 실무적 질문이다. 책임자 지정과 CPNP 신고 여부를 명확히 답할 수 있는 브랜드와, 그 절차를 아직 준비 중인 브랜드 사이에는 협상 테이블에서의 신뢰도 자체가 달라진다. 규제 서류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단순한 컴플라이언스 비용이 아니라, 바이어와의 협상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자산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실무를 통해 체감하게 된다.
브랜드가 실제로 겪는 어려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발목을 잡는 지점은 규정 자체를 몰라서가 아니라, 처방을 확정한 뒤에야 안전성 평가와 라벨링 요건을 뒤늦게 확인하면서 발생하는 재작업이다. 향료를 나중에 바꾸면 알러젠 표시 대상 성분이 달라지고, CPSR도 다시 작성해야 한다. 포장재를 변경하면 안정성 시험도 다시 거쳐야 할 수 있다. 즉 유럽을 목표 시장으로 두고 있다면, 처방·포장·라벨 문구를 확정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안전성 평가자와 소통 창구를 열어두는 편이, 결과적으로 전체 일정을 단축하는 길이다. 이는 특정 거래처의 사례가 아니라, OEM·ODM 실무에서 여러 브랜드가 공통적으로 겪는 흐름에 가깝다.
또 하나 자주 간과되는 지점은 언어와 번역이다. PIF에 포함되는 라벨 도안은 실제로 유통될 회원국의 공식 언어로 번역돼야 하는 경우가 많고, 성분명(INCI)이야 국제 공통 표기라 하더라도 사용법·주의사항 문구는 국가별 번역이 필요하다. 여러 회원국에 동시 진출하려는 브랜드라면 번역·현지화 일정까지 전체 타임라인에 포함시켜야 실제 출시일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수출 전 5단계 점검 체크리스트
- EU 역내에 책임자(RP)를 지정했는가 — 자사 법인, 수입업체, 또는 전문 컨설팅사 중 누가 맡을지 확정
- 적격 안전성 평가자를 확보하고 CPSR 작성에 필요한 자료(원료 독성 데이터, 배합 농도, 안정성·미생물 시험 결과)를 준비했는가
- PIF를 구성하는 나머지 문서(GMP 증빙, 효능 근거, 동물실험 미실시 진술, 최종 라벨 도안)를 갖췄는가
- 향료 처방이 확대된 알러젠 81종 목록과 대조해 라벨 표시 대상이 빠짐없이 반영됐는가(2026년 7월 31일 신규품 적용)
- CPNP 포털 신고를 완료하고, 시판 후 부작용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했는가
소비자·브랜드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들
일반 소비자가 CPNP 등록 내역을 직접 조회할 수 있는 공개 검색 시스템은 제한적이지만, 제품 라벨에 표기된 책임자 주소와 전성분 목록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검증 수단이다. 라벨에 EU 역내 주소를 가진 책임자 정보가 명시돼 있는지, 향료 알러젠이 개별 표시돼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그 제품이 최소한의 규제 절차를 거쳤는지 가늠할 수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자사 제품의 라벨이 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스스로 재점검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바이어나 유통 파트너로부터 “책임자 주소를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곧바로 답할 수 있는지 여부가, 그 브랜드가 유럽 진출을 서류상으로만 준비했는지 실제로 준비했는지를 가르는 실질적인 기준이 되기도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유럽에 화장품을 팔려면 반드시 EU에 법인을 세워야 하나요?
법인 설립까지는 필요 없다. 책임자(RP) 역할을 위임받을 EU 역내의 개인·법인(수입업체, 유통업체, 전문 컨설팅사 등)과 서면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도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Q2. 브랜드 스스로 책임자를 맡을 수는 없나요?
브랜드가 EU 역내에 실제로 거주하거나 설립된 주체라면 직접 책임자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역외 브랜드는 EU 역내의 제3자를 책임자로 지정해야 한다.
Q3. 화장품에도 CE 마크가 필요한가요?
필요하지 않다. CE 마크는 화장품이 아닌 다른 제품군(전기전자제품, 장난감, 의료기기 등)에 적용되는 표시이며, 화장품은 이 규정이 아닌 별도의 책임자·CPSR·CPNP 체계로 관리된다.
Q4. 확대된 알러젠 표시 규정은 국내 판매용 제품에도 적용되나요?
EU 규정이므로 EU 역내로 수출·판매되는 제품에 적용된다. 다만 국내에서도 소비자 알권리 강화 흐름에 따라 유사한 자율 표시가 늘고 있어,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브랜드라면 처방 단계부터 반영해 두는 편이 재작업을 줄이는 길이다.
Q5. PIF는 얼마나 오래 보관해야 하나요?
해당 제품의 마지막 배치가 시장에 유통된 시점으로부터 최소 10년간 책임자의 EU 주소지에서 보관해야 한다.
Q6. 유럽은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한다고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내용인가요?
EU는 완제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2004년부터, 원료에 대한 동물실험을 2009년부터 금지했고, 복합적인 독성 평가 항목은 2013년까지 유예를 거쳐 전면 금지됐다. 2013년부터는 EU 역외에서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나 제품이라도 그 자체로는 EU 시장에 판매할 수 없다는 마케팅 금지 조항도 함께 시행되고 있다. 다만 REACH(화학물질 등록·평가·인증 규정) 같은 화학물질 안전 규정에 따라 요구되는 시험은 이 금지의 예외로 남아 있다는 점은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Q7. 유기농·비건 인증을 받으면 CPSR을 생략할 수 있나요?
아니다. 유기농·비건 인증은 원료 출처와 제조 방식에 대한 별도의 민간 인증이며, 법적으로 요구되는 안전성 평가(CPSR)와는 목적과 근거 규정이 다르다. 두 가지는 병행해서 준비해야 한다.
Q8. 브렉시트 이후 영국(UK)도 같은 절차로 수출할 수 있나요?
아니다. 영국은 EU 탈퇴 이후 별도의 규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EU의 CPNP와는 완전히 분리된 SCPN(Submit Cosmetic Product Notification) 포털에 별도로 신고해야 하고, 책임자도 EU와 영국 각각에 따로 지정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시장을 함께 목표로 한다면 이 이원화된 구조를 처음부터 감안해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EU용 CPSR·PIF를 작성한 뒤 이를 그대로 영국에 재사용할 수 있는지부터 담당 컨설턴트와 확인해 두는 편이, 두 시장을 순차적으로 준비하며 겪는 이중 작업을 줄이는 방법이다.
Q9. 안전성 평가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어느 정도로 예상해야 하나요?
처방의 복잡도, 원료 수, 위탁하는 평가 기관에 따라 편차가 커서 일률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서류 심사 위주였던 다른 나라 절차보다 준비 기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는 점은 실무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이다. 처방을 여러 차례 수정할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라면, 평가 기관과 초기 상담 단계에서부터 예상 소요 기간과 처방 변경 시 재평가 조건을 구체적으로 물어두는 것이 나중에 일정이 밀리는 상황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Q10. CPNP 신고만 마치면 그다음부터는 별도로 관리할 게 없나요?
아니다. 신고 이후에도 책임자는 부작용 모니터링 의무를 계속 지고, 심각한 부작용이 접수되면 관할 당국에 신속히 통보해야 한다. 신고는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마무리
유럽은 서류를 잘 갖추면 통과되는 시장이 아니라, 그 서류의 근거가 되는 과학적 평가를 누가 어떤 자격으로 책임지는지를 먼저 묻는 시장이다. 베트남의 통관, 미국의 등록, 인도네시아의 할랄, 일본의 책임판매업자를 차례로 겪어 온 실무자 시선에서 보면, 유럽은 그 다섯 관문 중 가장 앞단계에 전문가의 서명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준비 순서 자체를 다시 짜야 하는 시장이다.
당장 7월 31일이라는 날짜 하나만 보고 조급해질 필요는 없다. 이번에 새로 알러젠 라벨링을 맞추지 못한 신규 처방이 있다면, 지금 시점에서는 오히려 처방과 라벨을 다시 점검할 기회로 삼아 다음 출시 일정에 정확히 반영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중요한 것은 특정 마감일 하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안전성 평가자·책임자·라벨 검토가 처방 설계와 동시에 돌아가는 구조를 브랜드 내부에 자리 잡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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