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럼 하나를 새로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은 “이 성분이 효과가 있느냐”가 아니라 “이 문구를 써도 되느냐”였다. 브랜드를 준비하며 처음 기능성화장품 미백 인증 서류를 들여다봤을 때, 마케팅 문구 하나를 정하는 일이 처방을 짜는 일보다 훨씬 더 깐깐한 규칙 아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 크림, 미백 효과 있어요”라는 한 줄을 포장지에 넣으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별도의 절차를 통과해야 하고, 이 절차를 건너뛰면 아무리 좋은 성분을 넣었어도 그 문구 자체가 위법이 된다. 화장품 매대에서 “미백”·”주름개선”이라는 단어를 흔하게 보다 보니 이게 그냥 광고 카피처럼 느껴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법이 정한 심사 또는 보고 절차를 통과해야만 붙일 수 있는 표현이다. 이 글에서는 그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브랜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무엇을 따져야 했는지를 정리한다.
기능성화장품이란 무엇인가 — 화장품법이 정한 여섯 가지 효능
화장품법 제2조제2호는 기능성화장품을 일반 화장품과 구분되는 특정 효능이 있는 제품으로 규정한다. 여기서 인정하는 효능은 크게 여섯 갈래다. 피부의 미백에 도움을 주는 것, 피부의 주름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 피부를 곱게 태워주거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 모발의 색상 변화·제거 또는 영양공급에 도움을 주는 것, 피부나 모발의 기능 약화로 인한 건조함·갈라짐·빠짐·각질화 등을 방지하거나 개선하는 것이 여기에 속한다. 이 여섯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표방하려면, 화장품법 제4조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심사를 받거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미백”이라는 단어 하나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 단어를 쓰는 순간 화장품법상 완전히 다른 규제 범주로 넘어가는 셈이다.

‘심사’와 ‘보고’, 서류상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완전히 다른 절차다
기능성화장품으로 인정받는 방법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개별적으로 심사를 받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정해진 기준에 맞춰 보고서만 제출하는 방식이다. 두 방식은 서류의 두께부터 다르다. 화장품제조업자·화장품책임판매업자뿐 아니라 대학이나 연구기관·연구소도 이 절차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실무에서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다. 즉 기능성화장품 미백 인증은 이 두 갈래(심사·보고) 중 하나를 반드시 거쳐야 성립한다.
개별인증형(심사) — 새로운 성분이나 처방일 때
기존에 식약처가 정해두지 않은 새로운 성분, 새로운 함량, 새로운 시험방법으로 효능을 주장하려면 품목별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때 제출하는 안전성 자료에는 피부 감작성 시험, 광독성 및 광감작성 시험, 인체 첩포시험 같은 구체적인 시험 자료가 포함되고, 이 시험들은 임의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이라는 별도의 시험 관리 기준에 맞춰 수행된 자료여야 인정받는다. 여기에 원료의 기원과 특성, 효능·효과를 입증하는 유효성 자료, 기준 및 시험방법에 관한 자료까지 갖춰 제출하고, 평가원이 이를 하나하나 검토한 뒤에야 기능성화장품으로 인정된다. 새로운 미백 성분을 개발한 회사가 이 원료로 처음 미백 기능성을 인정받으려 한다면 이 경로를 거쳐야 하고, 시험 설계부터 결과 정리까지 통상 수개월 단위의 일정이 걸린다.
고시형(보고) — 이미 검증된 성분·함량을 그대로 쓸 때
반대로 효능·효과가 나타나게 하는 성분의 종류·함량, 효능·효과, 용법·용량, 기준 및 시험방법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이미 고시한 품목과 똑같다면, 심사 대신 심사 제외 품목 보고서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에게 제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조합을 그대로 쓰는 셈이므로, 화장품법 제4조제3항 단서에 따라 원료의 기원이나 안전성·유효성 입증 자료 제출이 면제된다. 실무에서 신생 브랜드나 중소 규모 제조업체가 압도적으로 많이 선택하는 경로가 바로 이 고시형이다 — 서류 준비 기간과 비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고시원료란 무엇인가 — 나이아신아마이드와 아데노신이 대표적인 이유
고시원료는 식약처가 성분과 배합 한도를 미리 정해 고시해 둔 원료를 말한다. 미백 기능성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고시원료가 나이아신아마이드이고, 주름개선 기능성에서 가장 대표적인 고시원료가 아데노신이다. 이 두 성분이 널리 쓰이는 이유는 단순히 효과가 좋아서가 아니라, 이미 식약처 고시에 함량 기준까지 명시돼 있어 별도 심사 없이 보고만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백 고시원료는 나이아신아마이드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멜라닌을 만드는 효소(타이로시나제)의 작용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미백 효과를 내는 알부틴, 유용성감초추출물, 비타민C 유도체 계열인 에칠아스코빌에텔 등도 함께 고시돼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 중 어떤 원료를 주력으로 쓸지 정하는 일도 단순한 처방 선택이 아니라, 원료 수급 안정성·단가·제형과의 궁합까지 함께 따지는 문제가 된다.
반대로 말하면 나이아신아마이드를 넣었다고 해서 무조건 미백 기능성화장품이 되는 건 아니다. 고시된 함량 범위를 지켰을 때만 그 인정이 성립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런 액티브 성분의 배합은 기능성 인정 여부와 별개로 성분 간 궁합 문제도 따라오는데, 레티놀과 비타민C를 함께 쓸 때의 성분 궁합도 실무에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다.
기능성화장품 미백 인증의 실제 기준 — 성분보다 농도가 더 중요하다
나이아신아마이드를 고시원료로 써서 기능성화장품 미백 인증을 받으려면 제품에 2~5% 범위로 배합해야 한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같은 성분을 넣었어도 미백 기능성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2% 미만으로 넣으면 함량이 부족해 고시 기준에 미달하고, 5%를 초과해 넣는다고 해서 효과가 배가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고시 범위를 벗어난 임의 배합으로 취급된다. 브랜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이 대목이 의외로 까다로웠다. 처방팀에서는 피부 자극과 사용감을 고려해 특정 농도를 제안하는데, 그 농도가 고시 범위 경계에 걸쳐 있으면 “효과를 더 낼 수 있는 농도”와 “기능성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농도”가 충돌하는 순간이 생긴다. 결국 마케팅팀이 원하는 “미백”이라는 문구 하나 때문에 처방 자체가 고시 범위 안으로 다시 맞춰지는 경우도 실제로 있다.
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의 실제 기준 — 아데노신은 왜 범위가 아니라 숫자로 정해졌나
주름개선 기능성의 대표 고시원료인 아데노신은 나이아신아마이드와 결이 다르다. 나이아신아마이드가 2~5%라는 범위로 고시돼 있는 반면, 아데노신은 0.04%라는 정확한 수치로 고시돼 있다. 범위가 아니라 단일 수치로 정해져 있다는 건 처방을 짤 때 여유가 훨씬 적다는 뜻이다. 조금만 낮춰도 고시 기준 미달이 되고, 조금만 높여도 고시된 조합을 벗어난 것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이런 성분을 다룰 때는 원료 자체의 순도, 계량 오차, 제조 공정에서의 손실률까지 계산에 넣어야 고시 수치를 정확히 맞출 수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데노신 함유”라는 문구만 보이지만, 그 뒤에는 0.04%라는 숫자를 정확히 맞추기 위한 계량과 품질관리 과정이 있다.
자외선차단 기능성화장품은 왜 또 다른 체계로 움직이나
여섯 가지 효능 중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은 미백·주름개선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관리된다. 자외선을 차단하거나 산란시키는 방식으로 피부를 보호한다는 효능 자체는 같은 화장품법 제2조의 기능성화장품 범주에 들어가지만, 실제 인정 절차에서는 자외선차단지수(SPF)나 자외선A차단등급(PA) 표시처럼 별도의 시험방법과 표시 기준이 함께 적용된다. 미백·주름개선이 “특정 성분을 특정 농도로 넣었는가”를 보는 방식이라면, 자외선차단은 “실제로 자외선을 얼마나 차단하는가”를 시험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구조에 더 가깝다. 그래서 같은 기능성화장품이라도 인정을 받는 실무 절차와 필요한 시험 자료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
해외 수출 규제와 비교하면 한국의 이 제도가 더 또렷하게 보인다
미국·인도네시아·일본으로 화장품을 수출하는 절차를 직접 다뤄본 경험에 비춰보면, 한국의 기능성화장품 심사·보고 제도는 유독 “효능 표현” 자체를 정부가 사전에 관리하는 쪽에 가깝다. 미국은 화장품 성분과 색소의 안전성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자외선차단처럼 의약품에 준하는 효능을 표방하는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미백”·”주름개선” 같은 표현 자체를 정부가 사전 심사하는 절차는 한국만큼 촘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 그런 시장에서는 광고 표현에 대한 근거 자료를 회사가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다가, 문제가 생기면 사후에 책임을 지는 구조에 더 가깝다. 반대로 한국은 “미백”이라는 단어 하나를 쓰기 전에 이미 정부 심사·보고 절차를 통과하도록 강제한다는 점에서, 소비자가 마주하는 문구의 신뢰도를 사전에 걸러내는 쪽에 더 무게를 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국가마다 소비자를 보호하는 지점이 다르다는 걸 실무에서 체감하게 된다.
브랜드를 기획하며 실제로 마주한 선택 — 심사를 받을까, 고시원료로 갈까
화장품 브랜드를 실제로 기획하고 제조(OEM/ODM)하는 과정에서 이 갈림길을 몇 번이고 마주했다. 이 갈림길은 결국 기능성화장품 미백 인증을 어떤 경로로 받을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했다. 새로운 원료나 독창적인 조합으로 차별화를 노리고 싶은 마음과, 고시원료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기능성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매번 부딪힌다. 개별 심사를 받는 경로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에는 유리하지만 필요한 자료의 양과 심사 기간이 상당해서, 초기 브랜드가 감당하기엔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 반면 고시원료로 가는 경로는 빠르고 예측 가능하지만,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수많은 제품과 같은 성분·같은 농도를 쓰게 되므로 “이 성분, 저 브랜드에도 있던데”라는 반응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실무에서는 고시원료로 기능성 인정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나머지 처방 구성(부원료 조합, 제형, 사용감)에서 차별화를 만드는 방식으로 절충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인 원료명이나 배합비는 브랜드마다 다르고 공개하기 어려운 영역이지만, “기능성 인정은 안정적으로, 차별화는 다른 데서”라는 이 판단 자체는 화장품 기획 실무에서 흔히 마주치는 결정 지점이다. 특히 초기 브랜드일수록 이 판단이 더 중요해진다. 개별 심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출시 일정 자체가 늦어지는 경우를 실무에서 종종 보게 되는데, 이럴 때 고시원료 기반으로 먼저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브랜드가 자리를 잡은 뒤 새로운 원료로 개별 심사를 시도하는 순서를 택하는 편이 현실적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처음부터 “이 성분은 우리만 쓴다”는 스토리를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내세우려는 경우라면, 초기 비용과 시간을 감수하고서라도 개별 심사 경로를 선택하는 판단도 있다. 두 선택 모두 정답이 정해져 있다기보다, 브랜드가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는지에 따라 갈리는 문제였다. 이 판단은 결국 어떤 제조사와 함께 처방을 짜고 만들 것인가로 이어지는데, OEM 공장을 실사하며 확인했던 기준들도 이 기능성 인정 여부와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았다.
‘미백 효과 있음’이라고 광고했는데 심사를 안 받았다면 벌어지는 일
여기서부터가 소비자 입장에서 더 중요한 대목이다. 기능성화장품 미백 인증(심사 또는 보고)을 받지 않은 제품에 미백·주름개선 같은 기능성 관련 표현을 쓰는 행위 자체가 화장품법상 금지돼 있다. 이를 어기고 광고하면 표시·광고 위반으로 간주되고, 화장품법 제37조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이 함께 부과될 수 있는 사안이다. 즉 “미백”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마케팅 카피가 아니라, 그 자체로 법적 책임이 걸린 표현이라는 뜻이다. 온라인에서 “화이트닝 효과”, “미백 케어” 같은 표현을 쓰는 제품을 볼 때, 이 표현이 정식으로 심사·보고를 거친 것인지 아니면 마케팅상 관용적으로 붙인 것인지는 소비자가 구분하기 어렵다. 실제로 시장에서 자주 보이는 애매한 사례는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하나는 “미백”이라는 단어를 아예 직접 쓰지 않고 “환하고 맑은 피부”, “톤업 케어”처럼 우회적인 표현으로 미백 기능성을 암시만 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정식 기능성 인정 표시(“기능성화장품” 문구·도안과 승인된 효능·효과 표시) 없이 성분명만 강조해 소비자가 알아서 효능을 짐작하게 만드는 경우다. 후자는 위반 소지가 있는 경계 영역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 브랜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광고 문구 하나를 정할 때도 법무 검토를 거치는 절차가 필수적으로 따라붙는다. 다음 항목에서 이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미백·주름개선·자외선차단, 인정 기준 한눈에 비교
| 구분 | 미백 | 주름개선 | 자외선차단 |
|---|---|---|---|
| 대표 고시원료 |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 아데노신 등 | 해당 없음(자외선차단 성분 별도 목록) |
| 고시 배합 기준 형태 | 범위(2~5%) | 단일 수치(0.04%) | 시험 결과 기반(SPF·PA 등급) |
| 인정 판단 방식 | 성분·함량 일치 여부 | 성분·함량 일치 여부 | 실측 시험 결과 |
| 새 성분·새 조합 시 경로 | 개별인증형 심사 | 개별인증형 심사 | 개별인증형 심사(신규 차단 성분) |
| 고시 기준 그대로 사용 시 | 고시형 보고 | 고시형 보고 | 고시형 보고(고시된 차단 성분·함량) |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는 법 — 식약처 공식 데이터베이스 조회하기
이 절차를 실제로 통과했는지는 소비자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 심사·보고 제도의 근거 조항이 정리돼 있고, 실제 개별 제품의 심사 이력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의약품안전나라 기능성화장품제품정보(심사) 사이트에 공개돼 있어, 제품명이나 제조·판매업체명으로 검색하면 실제로 심사를 받은 이력이 있는지 조회할 수 있다. 모든 고시형 보고 건까지 개인이 실시간으로 조회하기는 쉽지 않지만, 최소한 “이 브랜드가 기능성화장품 심사 이력이 있는 회사인가” 정도는 확인 가능하다. 애매한 광고 문구를 접했을 때, 성분표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이런 공식 경로로 한 번 더 확인해 보는 습관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미백 세럼이라고 적혀 있으면 전부 기능성화장품인가요?
아니다. 기능성화장품 미백 인증(심사 또는 보고)을 정식으로 거쳐야 “미백”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데, 이를 거치지 않고 관용적으로 “화이트닝”·”미백 케어” 같은 표현만 쓰는 제품도 시장에는 섞여 있다. “기능성화장품” 표시·도안과 함께 승인된 효능·효과 문구가 명확히 있는지, 포장이나 온라인 상세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나이아신아마이드가 들어있다고 하면 무조건 미백 효과가 있나요?
고시 기준에 맞는 2~5% 농도로 배합됐을 때 미백 기능성으로 인정된다. 성분표에 이름만 올라 있고 실제 배합량이 그 범위에 못 미치면, 미백 기능성화장품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다만 일반 화장품 제조사가 배합량을 공개 표시하는 경우는 드물어, 이 부분은 정식 기능성 인정 표시 여부로 판단하는 게 현실적이다.
아데노신은 왜 하필 0.04%로 정해져 있나요?
고시원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특정 조건에서 인정되는데, 아데노신의 경우 그 조건이 범위가 아니라 단일 수치로 고시돼 있다. 그래서 이보다 낮거나 높게 배합하면 같은 성분이라도 고시 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취급된다.
자외선차단제도 기능성화장품에 들어가나요?
그렇다. 자외선을 차단하거나 산란시켜 피부를 보호하는 효능도 화장품법이 정한 기능성 범주에 포함된다. 다만 인정 방식이 SPF·PA 같은 실측 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미백·주름개선과는 절차의 결이 다르다.
심사를 안 받고 “미백 효과”라고 광고하면 어떻게 되나요?
화장품법상 표시·광고 위반에 해당하며, 화장품법 제37조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이 함께 부과될 수 있는 사안이다. 단순 과태료 수준이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브랜드가 새로운 성분으로 미백 효과를 주장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고시에 없는 새로운 성분·새로운 함량으로 효능을 주장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개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원료의 기원, 안전성 자료, 유효성 입증 자료를 갖춰 제출하고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경로는 서류 준비 기간과 비용이 고시형 보고보다 훨씬 크다.
고시원료 함량을 기준보다 낮게 넣으면 어떻게 되나요?
함량이 고시 기준에 못 미치면 같은 성분을 쓰고도 기능성화장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 경우 제품에는 해당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만 표시할 수 있을 뿐, “미백”·”주름개선” 같은 기능성 표현은 붙일 수 없다.
“저자극 순한 미백크림”처럼 애매한 표현도 규제 대상인가요?
“미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상 기능성 표현으로 간주될 소지가 있다. 표현의 강도나 수식어와 무관하게, 핵심은 그 제품이 실제로 미백 기능성화장품으로 심사 또는 보고를 마쳤는지 여부다.
소비자가 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 경로가 있나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의약품안전나라(nedrug.mfds.go.kr)에서 기능성화장품 심사 품목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모든 세부 내역이 개인 검색으로 쉽게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심사 이력 자체를 확인하는 용도로는 유용하다.
기능성화장품 인정을 받으면 그 제품은 완전히 안전한 건가요?
기능성 인정은 특정 효능·성분·함량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았다는 의미이지, 그 제품 전체의 모든 성분과 사용 환경에서의 안전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피부 타입이나 병용 성분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별개로 고려해야 한다.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나 민감 반응이 있는 사람이라면, 기능성 인정 여부와 무관하게 제품을 처음 쓸 때는 소량으로 반응을 확인하는 습관이 여전히 중요하다.
제품 뒷면에서 정확히 어떤 표시를 확인하면 되나요?
기능성화장품은 심사받거나 보고한 효능·효과와 용법·용량을 표시해야 하고, “기능성화장품”이라는 문구 또는 식약처가 지정한 도안이 함께 표시돼야 한다. 이런 표시 없이 “환함”, “탄력”, “톤업”처럼 뭉뚱그린 감성적 표현만 있다면, 정식 기능성 인정과는 별개의 일반 화장품일 가능성이 높다.
개별 심사를 받을 때 시험 자료는 회사가 직접 만드나요?
회사가 직접 임의로 실험해서 제출하는 게 아니라, 피부 감작성 시험·광독성 및 광감작성 시험·인체 첩포시험 등을 비임상시험관리기준(GLP)에 따라 인증된 시험기관에서 수행한 자료로 제출해야 한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은 자료는 심사 단계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미국이나 유럽 화장품에도 이런 심사 제도가 똑같이 있나요?
완전히 같지는 않다. 두 시장 모두 성분 안전성 관리는 엄격하지만, “미백”·”주름개선” 같은 효능 표현 자체를 한국처럼 정부가 사전에 심사·보고받는 절차는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신 사업자가 광고 근거 자료를 자체적으로 갖춰두고 사후 책임을 지는 구조에 가깝다는 차이가 있다.
브랜드 문구 하나에도 기능성화장품 미백 인증 절차가 있다는 것
“미백”이라는 단어 하나를 포장지에 넣기까지 성분 배합 농도, 심사와 보고 중 어느 경로를 택할지, 그리고 그 선택이 법적 책임과 직결된다는 사실까지 챙겨야 한다는 걸 브랜드를 기획하며 직접 겪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미백 화장품”이라는 표현을 마주할 때, 그 문구 뒤에 이런 절차가 있다는 걸 안다면 선택의 기준이 조금은 더 명확해질 것이다. 성분표를 다 외울 필요는 없지만, 궁금한 제품이 있다면 의약품안전나라에서 한 번 조회해 보는 정도의 확인은 어렵지 않다. 화장품을 고를 때 향이나 사용감만큼이나, 그 제품이 표방하는 문구가 어떤 절차를 거쳐 나온 것인지를 한 번쯤 따져보는 것도 결국은 소비자 스스로를 위한 판단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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