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규제 vs 글로벌 자본”

쿠팡 사태 국제 분쟁 가능성…美 투자사 ISDS·301조 동시 추진
쿠팡 사태로 본 외국인 투자와 국가 주권의 충돌

쿠팡을 둘러싼 논쟁이 국내 규제 차원을 넘어 국제 통상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계 투자사인 그린옥스(Greenoaks)와 알티미터(Altimeter)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Notice of Intent)를 제출하고, 미국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요청을 미국 정부에 청원했다.

미국 투자사들은 정부가 지난해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전방위적인 조사를 벌이며 쿠팡만을 차별적으로 겨냥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공정·평등 대우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중재의향서는 정식 중재 신청에 앞서 90일의 유예 기간이 필요한 절차로, 이 기간 이후 정식 ISDS 제기가 가능하다. 동시에 제출된 301조 청원은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조치를 조사하고 추가적인 무역 구제 조치를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다.

한국 정부 “차별적 조치 없다” 단호 부인

한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내법에 따른 법 집행이며, 외국 기업이란 이유로 차별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미국 방문 중 미국 측 관계자들에게 “한국 정부는 쿠팡에 대해 차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은 한미 간 신뢰 관계를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무역대표부와의 대화에서 “쿠팡 조사는 통상 문제가 아니라 국내법과 규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국내 여러 기관이 쿠팡 사건을 다각도로 조사한 것은 “국가적 소비자 보호와 법질서 수립” 차원이라며 차별적 동기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하고 있다.
법무부는 관련 문서를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국제투자분쟁 대응 체계를 가동해 대응할 계획이다.

쿠팡 “미 주주 행동과 무관…정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

쿠팡은 미국 투자사들의 중재의향서 제출이 회사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회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내 정부 기관이 요구한 모든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투자사들의 이 같은 행동으로 인해 한미 통상 이슈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회사 운영에 부담을 준다고 전했다. 실제로 투자사들이 정부의 대응을 문제삼으며 미국 정부에 청원을 낸 점이 여론과 정책 논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사안의 핵심과 향후 전망

이번 논쟁의 출발점은 2025년 11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다. 당시 약 3,370만 명의 이용자 정보가 유출돼 정부와 국회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는 국내외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의 조사 범위와 강도를 문제 삼고 있으며, 동일한 사안에 대한 국내 기업이나 외국 기업에 대한 집행의 형평성 여부를 국제 규범 차원에서 질의하고 있다.

향후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01조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중재의향서 제출 이후 정식 ISDS 절차가 진행되면 한미 FTA 관련 국제 중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미 관계, 글로벌 투자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통상 맥락에서의 논쟁

일각에서는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의 규제 대응을 문제 삼으며 정치적 요소까지 거론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사들이 문서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 방향을 비판한 부분이 공개되면서 논쟁이 확산했다는 보도도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국내법 집행의 정당성과 국제 투자자 보호 규범의 충돌 문제는 앞으로도 국제 통상 환경에서 자주 제기될 수 있는 과제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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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itfoc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