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이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 — K뷰티 수출의 다음 챕터

“이제 중국은 답이 없어요.”

요즘 화장품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심심찮게 듣는 말이다. 사드 이후 중국 매출이 반 토막 난 중견 기업들, 현지 브랜드 ‘궈차오(國潮)‘ 열풍에 밀려난 K뷰티 제품들, 알리바바·틱톡 플랫폼에서 가격 경쟁으로 소모되는 한국 브랜드들. 이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조금 다른 질문을 한다.

“중국이 어려워진 것이지, K뷰티가 끝난 것인가?”

K뷰티 화장품 글로벌 수출 시장 분석
‘wanna korean glass skin(한국인의 빛나는 피부가 되고 싶다)’ 라는 제목의 틱톡 영상이 59.9K 조회수를 기록.
숫자부터 보자

2024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약 102억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성장을 이끈 시장이 중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이 전년 대비 약 40% 이상 성장했고, 일본은 K뷰티 열풍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퍼지며 수출 2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동남아, 유럽, 중동 시장도 조용하지만 꾸준히 커지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줄어든 것이 오히려 K뷰티 수출 구조를 건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왜 미국인가 — 그리고 왜 지금인가

미국 시장에서 K뷰티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한류” 때문이 아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바뀌었다. 무거운 파운데이션보다 ‘스킨케어로 완성된 피부’, 화학 성분에 대한 피로감, 클린뷰티와 기능성의 교차점 — 이 지점에서 K뷰티가 경쟁력 있는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틱톡에서 “글라스 스킨“, “스킨 사이클링” 같은 한국 스킨케어 루틴이 수천만 뷰를 기록하고, 세포라에는 K뷰티 전용 코너가 생겼다.
CES 2024에서도 한국 뷰티테크 기업들이 주목받았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카테고리로 자리잡는 중이다.

중소 브랜드에게 진짜 기회가 있는 시장

이 맥락에서 내가 주목하는 시장은 세 곳이다.

일 본 — 한국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MZ세대 사이에서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한국 직구”가 트렌드다. 가격 대비 성능, 귀여운 패키지, 감성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좋아하는 일본 소비자 특성에 K뷰티가 잘 맞는다.
중소 브랜드가 초기 해외 시장을 뚫기에 문화적 거리가 가장 가깝다.

동남아(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 한류 콘텐츠 소비가 화장품 구매로 직결되는 속도가 빠르다. 기후 특성상 선케어, 수분 크림, 세럼 수요가 높고, 가격 민감도가 있지만 품질에 대한 신뢰는 K뷰티에 높다.틱톡샵 등 소셜커머스로 소규모 진입이 가능하다.

미국 Z세대 타깃— SNS 기반 소규모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대형 바이어 없이도 진입이 가능하다. 단, 성분 표기, FDA 관련 규정, 영문 라벨링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중소 OEM 브랜드가 지금 해야 할 것

나는 지금 화장품 브랜드를 준비하거나 운영 중인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중국 문을 두드리는 데 에너지를 쏟기 전에, 먼저 일본 직구 플랫폼과 미국 틱톡샵을 공부하라.

MOQ 5,000개가 넘어가는 대형 수출 계약을 기다리기 전에, 소량으로 해외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 수출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명확한 타깃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 타깃이 마침 해외에도 있다면, 수출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중국 시장이 어려워진 것은 위기다. 하지만 동시에 K뷰티가 특정 국가 의존을 벗어나 진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다음 문이 어디에 있는지 아직 보지 못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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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포커스(itfocus.im)
뷰티디렉터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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